언성 듀엣이라는 거 알고계십니까?
개인적으로 언성 듀엣을 꽤 좋아하는 저는 1월까지 초여명 트위터를 매일매일 들여다보며 언제 선주문이 열릴까 기대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2월에 너무 바빠져서 초여명을 못 본 사이에...

열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언성 듀엣의 후속작, 언성 듀엣 리프라이즈의 선주문이.........
선주문 특전은 배송비 할인이었는데, 언성 듀엣 때 처럼 초판 한정 룰 요약본 같은 건 이번에 없는 것 같아 그게 그나마 안심이었습니다.

TRPG 룰북
unsung duet reprise
언성 듀엣 리프라이즈
줄여서 언듀 리프라이즈 리뷰! 시작합니다!
아, 참고로 기존에 TRPG에 대해 알고 계셨던 분, 언성 듀엣을 알고 계신 분 위주로만 이 포스팅을 봐주세요. 티알이나 언듀를 모르시는 분께는... 제대로 설명드릴 자신이 없습니다. 일단 설명을 써놓긴 하겠습니다^^
맨 아래에 요약이 있으니 시간 없으신 분들은 스크롤 바를 쭉~ 내리세요^^

시작합니다

일단 얼렁뚱땅 리뷰하기 전에 이 말씀 드리고싶습니다
이 리뷰는 지극히 개인적인 리뷰이며, 제 의견만 듬뿍 담고 있습니다
무엇이던지 리뷰를 볼 거라면 하나만 보지 마시고, 다른 리뷰도 찬찬히 살펴가면서 자신의 견해를 정리해 이걸 살지 말지 이걸 할지 말지를 정해보세요!
일단 티알피지라는 건 테이블에서 진행하는, 보드 게임처럼 즐기는 게임의 일종이에요! 캐릭터를 만들고 주사위를 굴리며 진행하는 간단한 놀이입니다.
다만 다른 점은,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는 거에요.
주제와 캐릭터에 맞추어 이야기를 계속 이어 만드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주제 : 산 속으로 납치된 A, A를 구하기 위해 끝없는 내막에 빠져드는 B
A : 활발하고 긍정적인 성격
B : 소극적이지만 몰래 행동하는 것을 잘 하는 성격
라고 가정했을 때, TRPG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TRPG라는 것은 여러 종류의 '룰'이 존재하는데요, 가위바위보를 하는 것은 같지만 하나빼기 / 처음에는 주먹을 낸다 / 묵지빠로 전향한다 / 역할을 정한다 / 벌칙이 있다 / 그냥 심심해서 한다 로 게임의 세부가 갈리듯이, TRPG라는 장르의 세부 사항을 가르는 역할을 합니다.
제가 해 본 TRPG는 크툴루의 부름, 피아스코, 언성 듀엣 이렇게 3가지인데요, 3가지를 예로 들자면 이렇습니다.
크틀루의 부름 : A가 납치된 곳으로 점점 들어가다 보니, 알 수 없는 거대한 무언가의 ■■■가 보인다. (주사위를 굴렸더니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B가 패닉 상태에 빠진 사이 ■■■가 B를 공격했다. B는 1의 대미지를 입었다.
피아스코 : A가 납치된 곳으로 점점 들어가다 보니, B는 의문의 인물 C를 만났다. C는 B와 함께 A가 있는 곳으로 간다. 리더십 있는 C의 모습을 보며 B는 점점 호감을 갖는다. 마침내 A가 있는 곳에 도착한 순간, A가 C를 보더니 B에게 '저 사람을 믿지 마!'라고 말한다. C는 그 말을 듣더니 표정이 싸늘해진다. (판정 결과 검은 주사위를 받음)
언성 듀엣 : 새로운 파트너인 C와 함께 A가 납치된 곳으로 점점 들어가다 보니, 그 곳은 멀미가 날 정도로 꽃 향기가 자욱한 정원이었다. 그리고 그 곳에는, 머리카락이 꽃 덩굴로 변한 A가 초점 없이 앞을 보며 달콤한 향이 나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B가 A를 한 팔로 끌어안아 당긴 순간, 이계가 분노하며 검은 그림자 같은 것이 쫓아온다. (주사위를 굴렸더니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B는 그림자에게 습격당해 머리카락이 꽃 덩굴처럼 변이했다! 프래그먼트 박스 중 하나를 잊었다.
이런 식으로, 같은 소재의 이야기라도 룰북에 따라서 전개나 주사위를 사용하는 방식이 천차만별이 됩니다.
언성 듀엣은 그럼 무슨 룰인가요?
파트너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는, 살아남기 힘든 '이계'에 우연히 갇혀버린 두 캐릭터가 힘을 모아 다시 원래 세계로 빠져나가기 위한 여정을 그린 룰입니다!
이계에 오래 있을 수록 몸이나 정신이 망가지거나, 원래 세계의 모습이 아닌 이계의 모습으로 점점 변이합니다.
최소한의 변이로 빠르게 둘이서 돌아가는 것! 그게 언성 듀엣의 핵심 목표입니다.
언성 듀엣은 이렇게 이계를 탈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신체와 정신 결손이 주 재미 요소라서, 조금 견디기 힘들거나 거북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으실거에요.
또, 2인 이상의 친구와 즐기고 싶은 분들은 언성 듀엣을 플레이하기에는 조금 힘든 면이 없잖아 있으니 다른 룰북을 구매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제 TRPG와 언성 듀엣에 대해 알게 되었으니, 대망의 핵심! '언성 듀엣 리프라이즈'에 대해 알아봅시다.
언성 듀엣 리프라이즈는 언성 듀엣의 추가 / 후속 룰북입니다.
알피지 스토어 언성 듀엣 리프라이즈 선주문 페이지에서 조금 소개글을 따오자면 이런 점이 추가되었습니다!
* 언젠가는 밝혀질, 두 사람의 마음 속에 감춘 사실을 나타내는 “비밀”
* 판정을 더 어렵게, 결과를 더 다양하게 펼칠 수 있는 “이중판정”
* 이계의 색채를 뚜렷하게 담아낼 수 있는 “변이 단계”
*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더 어려운 장면에 도전하게 해 주는 “단장”
위의 옵션 룰들 외에도, 전작의 “테라리움 하베스트”와 같은 세계 설정이 두 편 추가되었습니다.
* 바인더가 마술을 위한 제물로 시프터를 데리고 다니는 세계, “위자드 바로크”
* 시계탑에 갇혀서 세 개의 이계를 답파해야만 현실로 돌아올 수 있는 세계, “언프리즈 리 클록”
이와 더불어, 새로운 룰을 체험하게 해 주는 1인용 시나리오를 포함해서 총 일곱 편의 시나리오가 담겨 있습니다.
캐릭터 시트도 새로 만들어져, 본책에 별지로 포함됩니다.
요약하자면, 새로운 옵션 룰 4종과 세계 설정 2편, 시나리오 7편이 추가되었습니다. 크기는 기존 언성 듀엣 룰북과 같고, 두께는 언성 듀엣 보다 아주 살짝 더 두꺼워요!
룰북은 여전히 친절합니다. 이미 언성 듀엣으로 기초를 다졌다고 가정한 뒤 다시 기초를 조곤조곤 말해주는 느낌이었고, 룰과 상관 없는 기초 내용도 기존보다 많이 줄어들어서 오히려 보기에는 편했어요!
가격은 만족스럽지는 않았는데, 정가 27000원입니다. 25000원 이었던 언성 듀엣에 비해 2000원 비싸졌습니다.

꿀팁 드리자면, 룰북 할인률은 알피지 스토어가 제일 괜찮습니다! 10퍼센트 할인에 적립도 쏠쏠하고, 5퍼센트는 적립해주니까 다음에 룰북 살 때 배송비 할인시키면 좋습니다.
게임의 기본 플레이타임은 1~3시간이에요! 저는 지금까지 다른 제 3자와 플레이는 해보지 못했고, 룰북에 들어가 있는 1인 플레이 시나리오를 한 번 해보았는데 기존 언성 듀엣 때 보다 시나리오가 훨씬 더 나았습니다! 시나리오조차 친절함...
플레이는 마땅히 롤20같은 사이트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괜찮게 플레이했어요! 저는 PC 화면에 메모장 2개, 구글에 '주사위 굴리기'를 검색해 진행했습니다.
메모장 하나에는 프래그먼트 박스를 정리하고, 나머지 하나는 전개를 기록하고, 주사위 굴리는 건 시나리오에 맞추어 하시면 스무스~하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
옵션 룰을 사용해도 그닥 원래 언듀랑 달라진 게 없어요; 옵션 룰을 사용할지에 대한 여부는 시나리오가 거의 지정해주기에 한낱 플레이어인 우리들은 별로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시나리오 라이터(쓰는 사람) 아니면 룰북을 활용하기가 힘듭니다. 옵션 룰 4개 중 3개를 라이터가 추가해야 하고,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나머지 하나밖에 조절할 수 없습니다. 룰북을 사도 내가 좋아하는 룰에는 적용시킬 수 없는 경우가 태반이고, 이건 그냥... 리프라이즈 사용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못한 기분이었어요.
옵션 룰을 사용하면 기존의 언성 듀엣 단점을 보완할 수 있기는 합니다! '변이 단계'는 이미 머리카락이 꽃 덩굴로 변했는데 또 변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을 억제해주고, '단장'은 짧은 플레이 타임으로 인해 허술해진 스토리를 보완해줍니다. '비밀'은 부족한 캐릭터 상호작용을 보충해주는 열쇠가 되고, '이중판정'은 극적인 상황 연출에 도움을 줍니다.
다만 기존 시나리오에는 이 룰을 거의 적용할 수 없으며, 사용 캐릭터의 범위가 좁은 것은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또, 저는 기존 룰이 지루해질 때 마다 자주적으로 새롭게 옵션 룰을 스스로 만들어서 플레이 하는 걸 즐깁니다(멀티 플레이 말고, 혼자 플레이 할 때만 합니다! 룰북에 재미있으면 OK라고 했으니까 합니다......). 그런데 이번 리프라이즈에 추가된 룰은 그닥 막 엄청 기발하다!! 그런 룰은 아니었어요.
'비밀'은 정말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룰이었고, '변이 단계'는 솔직히 여러 번 변이되던 것에 비해 드라마틱한 개선 효과를 낳지는 않습니다. '이중판정' 또한 그냥 판정이 어려워진 것 뿐이고, 어려워진 판정에 더 아름다운 보상을 주는 지는 시나리오 라이터가 결정하는 것이기에 그냥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나마 '단장'은 단점을 보완해주는 느낌이 들어 괜찮았는데, 이걸 이중판정과 함께 써야한다는 건 치명적입니다.
비밀과 단장, 변이 단계는 처음 언성 듀엣을 하는 사람에게도 권할 수 있지만, 이중판정은 처음부터 하기엔 난이도가 있어서 그닥 권하지 못할 것 같은데 거기에 단장이 얽혀있고... 언성 듀엣이 가장 홍보하는 요소 중 하나가 '간편하게 즐기자!' 인데, 간편하게 즐기기보다는 본격적으로 즐겨야 제대로 할 수 있는 컨텐츠가 많아서 애매했습니다.
또, 리프라이즈 중간에는 마스터링 관련 챕터도 있는데, 두 캐릭터밖에 나오지 못하는 룰에서 굳이 한 명이 더 끼어들어 마스터링만 해 준다는 게 별로 내키지는 않았습니다. 더불어 그닥... 기발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추가 룰이라는 것을 처음 사 봐서 그런 건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굉장히 모호했습니다.
오늘의 요약
언성 듀엣 리프라이즈! 이런 룰북입니다!
자신이 만든 캐릭터로 하여금 다양한 상황에서 주사위를 굴려 위기에 당면하고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게임을 TRPG라고 합니다!
언성 듀엣은 TRPG 중에서도 파트너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는, 살아남기 힘든 '이계'에 우연히 갇혀버린 두 캐릭터가 힘을 모아 다시 원래 세계로 빠져나가기 위한 여정을 그린 룰입니다!
이계에 오래 있을 수록 몸이나 정신이 망가지거나, 원래 세계의 모습이 아닌 이계의 모습으로 점점 변이합니다.
언성 듀엣은 최소한의 변이로 빠르게 둘이서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탈출극 TRPG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리뷰하는 언성 듀엣 리프라이즈는 위 언성 듀엣의 옵션 룰, 추가 시나리오가 수록된 후속 룰북입니다!
언성 듀엣 리프라이즈! 이런 장점이 있습니다!
기존에 있던 언성 듀엣 만큼이나 친절하고 이해가 쉽게 적혀있습니다!
룰북에 포함된 개성있는 시나리오들이 많습니다! 다만, 일반 사람들이 배포하여 플레이하는 시나리오 중 리프라이즈 옵션이 포함된 시나리오는 아직 한국에서 많이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1인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허나 본 룰북에 삽입된 1인 시나리오는 '퀸즈 체인질링' 하나 뿐이며 이가 한 사람이 두 명의 역할을 자초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플레이 타임이 짧은 편(1시간~3시간)입니다! 이는 시나리오에 따라, 캐릭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방과 후나 퇴근 후, 방금 하고싶다는 충동이 떠올랐을 때에도 직접 할 수 있다는 게 메리트로 적용됩니다.
너무 가볍다는 단점이 보완되는 옵션 룰이 있습니다! 캐릭터 관계성이 옅어도, 시나리오가 너무 짧아도 그를 보충할 수 있습니다!
언성 듀엣 리프라이즈! 이런 단점이 있습니다!
입문용으로 추천할 만큼 가볍고 단순한 편이었던 기존의 장점에 복잡한 추가 룰이 생기면서 흐지부지 되었습니다. 리프라이즈는 입문하기에는 복잡한 면이 있습니다!
언성 듀엣 기존 룰북보다 복잡하다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 기존 룰북을 이미 숙지했다는 가정 하에 진행되기에 기존 룰북을 잘 읽어보세요!
옵션 룰이 기존 언성 듀엣 진행 방식을 완전히 뒤엎을 정도로 기발하진 않습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고안해낼 수 있을 법한 룰이 가득합니다.
가격이 기존 룰북 25000원 보다 2000원 비싸진 27000원입니다! 그에 비해 필수적으로 필요한 룰은 아니라서 조금 애매합니다.
언성 듀엣을 플레이 하기에 필수적인 룰북도 아닐 뿐더러, 아직 보편화 되지 않았습니다! 라이터들이 쓰는 시나리오에 보편적으로 쓰이려면 한참입니다...
총평
기존 언성 듀엣을 정말 재미있게 플레이 하고 있었고, 그에 따라서 추가 룰을 구매한 것인데 어째 굳이 왜 이걸 샀지..? 싶은 생각이 가끔 듭니다. 언성 듀엣 샀을 때에도 이런 생각 종종 하다가 정이 붙은 거라, 곧 철회될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전체적으로 애매모호합니다.
0점은 진짜 할 것이 못 된다
1점은 하라고 해도 하고 싶지 않다
2점은 하라고 하면 할 것 같다
3점은 나름나름 할만하다
4점은 정말 재미있다
5점은 미친듯이 재미있다
라고 한다면, 제가 이 룰북에 주는 점수는 ★★★☆☆, 5점 만점에 3점입니다. 언성 듀엣의 별점을 지금은 0.5점 높여주고 싶네요! 리프라이즈 말고요. 리프라이즈는 정말 단점과 장점이 공평하게 혼합되어 음과 양의 조화가 잘 어우러집니다...^^

해당 작품은 도서출판 초여명 등 공식 배급사가 존재합니다. 부디 도서를 비롯한 여타 창작물을 불법으로 즐기지 말아주세요. 당신이 모르는 사이 문화가 쇠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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