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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음식

킵님 2020. 12. 2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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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씨가 되면 생각나는 따뜻한 음식이 있나요~? 블로그씨한테 사진과 함께 소개해 주세요~!

추운 날씨가 되면 생각나는 음식은 딱히 없는데... 이런 질문을 받으면 딱 하나 번뜩! 떠오르는 게 있습니다. 이게 무슨 차이냐고요? 추울 때 먹고싶은 것과 질문을 받았을 때 떠오르는 게 다른 거죠. 천지차이입니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다들 집에서 끼니를 챙기는 일이 많아지셨죠? 저희도 그랬습니다. 그럴 수록 더더욱 집안에 수고를 덜고 싶어서 혼자 간편하게 해 먹을 수 있는 오뚜기 즉석요리나 밀키트 같은 걸 많이 냉장고에 쌓아놓기도 해요. 물론 수고를 덜긴 커녕 냄비 태워먹어서 수고를 늘리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냉장고에 늘 쌓아놓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오뚜가 3분 카레입니다.

겨울 음식 하면 카레라니, 살짝 생소하죠? 하지만 저는 평범한 카레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이 우동사리 하나 넣어주면 기깔납니다. 한성 우동 말하는 거 아닙니다. 걍 마트에서 우동사리 하면 제일 싼 거 하나 집어드세요. 아니, 하나가지고는 모자르니까 두 개 넣어드세요. 다 못먹겠으면 옆 사람한테 한 입 주고 그러는거죠 뭐.

어쨌든 이 둘을 합치면 기가막힌 카레우동이 됩니다. 특히 제가 혼자 만들면 누가 만들어줄 때와 달리 싫어하는 재료는 빼고 소시지같은 거 한 줌 더 넣을 수 있어 이득봅니다. 건강이 나빠지는 나태한 맛... 행복해요^^

어쨌든 이렇게 하면 구글에 치면 나오는 만 개의 레시피보다 훨 간단하고 싼 카레우동이 됩니다. 물론 맛은 훨배 다르겠죠. 그건 우동 소스랑 카레 소스랑 적절히 배합한 거지만 이건 그냥 카레에 우동 때려넣는거잖아요? 근데 이게 생각보다 맛있어요. 밍밍한 우동사리가 진한 카레를 만나면 대박입니다.

우동사리가 질린다면 떡사리도 괜찮습니다. 아 근데 이건 떡국떡을 더 추천드립니다. 그게 더 먹기 편하고 즐겁습니다.

송학식품 떡사리 넣으라는 거 아닙니다. 걍 마트 가서 싼 거 하나 집어오세요. 어차피 이런 건 우리같은 일반인에겐 다 거기서 거기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해서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이걸 보고 해보겠다는 사람은 없겠지만 저도 만 개의 레시피를 뛰어넘는 블로거가 되고싶으니 레시피 적어드릴게요^^

 

맛은 그렇게 훌륭하진 않습니다. 아무리 편식한다고 해도 재료가 많은 게 맛있어요. 저도 토마토 소스 제외한 토마토는 싫어하는데, 토마토 스파게티 만들 땐 토마토 넣는 편이 백 배는 더 맛있습니다. 걍 자취생 요리라고 생각하고 드세요. 혼자 먹기에 딱이니까요.

 

준비물 : 오뚜기 3분 카레, 자기가 좋아하는 것(양파도 괜찮고 햄도 괜찮습니다. 걍 냉장고에 아무것도 없으면 없는 체로 하세요. 스프처럼... 맛은 더 별로겠지만.), 자기가 선호하는 사리(떡이나 우동사리 등등), 후추

 

1. 오뚜기 3분 카레 뒷면에 쓰여진 대로 끓입니다.

아마 보통은 양파 볶다 물 넣고 카레가루 넣고 다른 재료 넣겠지만, 양파 싫어하는 사람들은 물 끓이고 카레가루 넣고 자기 좋아하는 재료 넣고(없음 넣지 마셈) 겁나게 저어버리세요.

그러면 이제 다 된 거나 다름없습니다.(나도 하루한끼처럼 요리로 성공하고 싶다)

 

2. 우동 사리나 떡을 넣어줍니다.

물론 우동 사리는 먼저 한 번 삶아주는 게 덜 끊기고 좋지만 우리는 걍 편하게 먹고 싶어서 먹는거잖아요? 삶는거나 카레 소스에 끓이는거나 그게 그거라고 자가 암시를 걸면서 우동을 끓이세요.

떡도 마찬가지로 흐르는 물에 한 번 씻궈주는 게 더 쫄깃하다고는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다 거기서 거기입니다. 물론 맛있게 드실 분은 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수분이 얼어 얼음가루가 더덕더덕 묻어있는 괴랄한 상태의 떡도 이 카레에서는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냉동고에 있던 떡일지언정 걍 넣어버립니다. 이런 떡은 실온에 딱딱하게 굳은 것만 아니면 회생 가능합니다.(물론 실온에 굳은 떡도 처음에 카레 물 끓일 때부터 넣고 끓이면 겁나 부드러워집니다. 조금 갈라지지만.)

 

3. 후추를 넣고 막 저으면서 끓여줍니다.

후추를 왜 넣냐, 요즘 떡볶이들에는 죄다 후추 들어가잖아요. 그거 보면서 떠올린거에요. 그냥 후추는 만물의 재산입니다. 괜히 나폴레옹이 후추가지고 목숨건 게 아닙니다. 나폴레옹 맞나요? 이제 세계사도 모르겠습니다... 어휴...

 

4. 먹습니다.

아마 우동면은 뚝뚝 끊기고 떡도 갈기갈기 찢어졌겠지만 일단 배 채우는 자취생식 요리로는 굉장히 맛있는 편입니다. 스팸 어쩌고 자취생 어쩌고만큼은 하니까 함 드셔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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