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가 완벽한 작품에는 사람이 끌리는 법입니다. 망해가는 작은 극장에서 무모하게 오디션을 열고, 아버지와의 소중한 약속을 지켰던 버스터 문! 이번에는 더 큰 곳, 더 큰 무대를 향해 발을 내딛습니다!
오늘 리뷰할 작품은 동물 뮤지컬 애니메이션 영화 '씽'의 후속작,

SING 2
씽2게더
입니다! 줄여서 씽2라고 불러요! 영어권 제목은 그냥 씽 2인데 한국에 들어오면서 제목이 언어유희가 되었네요!
한 주 쉬었으니, 오늘은 빡세게, 역대급 분량으로 리뷰해보겠습니다. 글이 너무 막연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이번에는 특별히 구분선을 넣었어요!
맨 아래에 요약이 있으니 시간 없으신 분들은 스크롤 바를 쭉~ 내리세요^^

아~ 훌륭합니다. 처음부터 분위기를 압도하는 기깔나는 노래와 '씽' 때보다 예산을 훨씬 들인 티가 나는 훌륭한 그래픽이 보이죠! 다만 이번 예고편에서는 전체적인 스토리 해설이 전혀 없던 것 같아요! 제가 추후에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본 리뷰에서는 스토리 해설, 스토리에 대한 문제점, 그리고 대망의 더빙판과 원본(영어)판의 비교도 해 볼 테니까요, 잘 봐주세요!

일단 얼렁뚱땅 리뷰하기 전에 이 말씀 드리고싶습니다
이 리뷰는 지극히 개인적인 리뷰이며, 제 의견만 듬뿍 담고 있습니다
무엇이던지 리뷰를 볼 거라면 하나만 보지 마시고, 다른 리뷰도 찬찬히 살펴가면서 자신의 견해를 정리해 이걸 살지 말지 이걸 할지 말지를 정해보세요!
씽2게더가 무슨 영화인지 알아볼까요?

여전히 불친절한 구글입니다. 제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편인 '씽'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
세차장에서 평생 열심히 번 돈으로 아들 '버스터 문'에게 작은 극장을 주고 세상을 떠난 아버지. 버스터 문은 평생 소원이었던, 그리고 아버지와의 약속이었던 극장을 성공시킨다는 열망을 지닌 코알라입니다. 그러나 현실이 그리 쉽던가요, 계속되는 재정난에 극장은 쓰러질 위기에 처하고, 버스터 문은 시민을 대상으로 극장 오디션을 열어 다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합니다.
비서 이구아나인 '크롤리'의 실수로 예고된 상금이 몇 백 배 부풀려지고, 오디션을 보러 온 사람들이 저마다의 사정을 그 상금에 위탁하지만 않았다면 순조로웠겠죠.
1편의 자세한 스토리는 스포일러하고 싶지 않아서 이 정도로 마칠게요! 2편에서 필요한 스포일러를 하자면, 오디션은 어떻게든 성공해 팀을 이루게 되었고 극장은 대성했습니다.
이제 2편인 씽2게더의 줄거리를 볼까요?
씽2게더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연극으로 매진 행렬을 이어가던 '버스터 문'. 더욱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상류 도시인 '레드 쇼어 시티'의 대형 소속사, '크리스탈 엔터테인먼트'로의 진출을 꿈꾸고 있던 터였습니다.
크리스탈 엔터테인먼트에서 파견 나온 직원은 버스터 문의 연극이 시시하다며 도중에 그냥 나가버리고, 여기에서 포기할 수 없던 버스터 문은 이윽고 직접 레드 쇼어 시티로 가, 크리스탈 엔터테인먼트 본사에서 이루어지는 치열한 오디션에 직접 참가하기로 결심합니다.
치열한 경쟁 속, 엔터테인먼트 사장인 '크리스탈 회장'이 버스터 문의 연극을 보지도 않고 내쫓으려 했던 그 때, 엉뚱한 성격의 극장 소속 가수 '군터'가 한 마디를 던집니다. '나한테 좋은 아이디어 하나 있는데! 클레이 켈로웨이가 있는 SF 뮤지컬!'
전설적인 가수, '클레이 켈로웨이'의 팬이었던 크리스탈 회장은 정말 그 계획을 실현시킬 수 있느냐 물었고, 버스터 문은 다시 한 번 무모하고 대책없이 꿈을 이루기 위한, 거짓 가득한 말을 내뱉습니다.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전작보다 더욱 커진 판, 더욱 무모한 거짓말, 더욱 많은 인물이 나왔고, 그 중에서도 정말 훌륭했던 점은 모든 등장인물의 분량이 섭섭하지 않도록, 일정하게 들어간 것과, 1편에서의 등장인물들이 계속 카메오로 등장한다는 점이었습니다.
1편에서도 계속 장면 전환을 통해 등장인물들을 묘사했었는데요, 한 명 한 명의 가정사를 알아가면서 이 아이가 어떤 캐릭터인지, 어떤 성격이고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생각하고 점점 정이 붙는다는 건 정말 훌륭했죠.
2편에서는 그렇게 개인적인 사연까지 다루지는 않고, 대신 연습을 하면서 생긴 갈등을 계속 교차하며 보여줍니다. 우리는 이미 1편에서 핵심 인물 7마리의 개인사를 알 수 있고, 덕분에 1편과 비교하며 그들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씽2게더에서 추가된 주 핵심 캐릭터들의 공통점을 아시나요?

포르샤
늑대, 전체적인 가정사는 알 수 있지만 어째서 가정이 서로에게 무심한 관계가 되었는지에 대해, 그리고 포르샤가 그에 어떤 감정을 품었는지에 대한 묘사가 없습니다.

누시
스라소니, 전체적인 캐릭터의 특징 외엔 아무런 정보 없습니다.

수키
살루키, 전체적인 캐릭터 특징 외엔 아무런 정보 없습니다.

클레이 켈로웨이
사자, 가정사가 서사의 중심이라 어떤 사연인지는 대강 알 수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왜' 캐릭터가 그렇게 변질되었는지는 서술해주지 않습니다.
외에도 다양한 인물이 추가되었지만, 영화 끝까지 제대로 나오는, 후속작에 나올 여지를 주는 캐릭터는 위 라인업이었습니다.
전부 인기 동물에, 캐릭터를 제대로 다루어주지 않습니다. 1편인 '씽'에서 인기 동물이 주요 등장인물로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흥행에 타격을 주는 요인으로 꼽히면서, 장기적으로 여지를 심어놓은 것 같아요.
인기 동물로 디자인을 하니까 확실히 예쁘긴 예쁜데, 개인적으로 씽의 매력은 비인기 동물, 미의 기준에 완벽히 부합하지는 않는 캐릭터로 하여금, 내가 좋아하는 '동물'이어서 캐릭터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여서 동물을 좋아하게 만드는, 서사에 완전히 캐릭터성을 몰입한 그런 매력이 좋았던 터라 아쉬웠습니다. 오로지 서사에 치중해서 모든 걸 잊게 만드는 매력은 확실히 이번 편에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뭐 어쩌겠어요... 자본이 중하다
다만 이를 제외하고도 서사를 다룬 부분은 디자인보다 더 실망스러웠는데, 1편의 메시지가 '오래되고 색바랜 소망도 포기하지 않으면 다시 꿈 꿀 수 있어!' 였다면 2편에서는 '포기는 후회를 남길 뿐이야. 용기를 가져!' 이런 메시지였다고 생각해요.
1편에서 드러났던 색바랜 현실적인 요소가 반감되고, 도리어 몽환적이고 무모한 것이 추가되면서 스토리가 더욱 단순해졌습니다. 유치해졌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개인적으로 문화에 나이는 없다고 생각해서 유치하다는 말은 싫어하지만... 훨씬 와닿도록 표현해봤습니다.
판이 커지면서, 등장인물도 많아지고, 소외된 등장인물도 생겨납니다.
이를태면 1편에서 나름 비중이 있었던, 버스터 문의 친구이자 스타인 나나 누들먼을 할머니로 둔 '에디'나, 1편에서 중요한 역할이었던 생쥐 '마이크'는 온데간데 없었고, 가정사가 공개된 캐릭터 중 '로지타'와 '조니' 빼고는 가정에 관련된 사람이 일절 나오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본작에서도 나오는 '나나 누들먼'은 한없이 비중이 작아집니다. 대사가 있는 곳이 극초반밖에 없어요;
또, 이건 '마다가스카'에도 있던 문제인데요, 이런 극장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은 추가 시리즈가 제작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당연히 흥행할 것이니 추가 시리즈가 확정되어 있는 극장 시리즈 영화 '마블'과 다르게 스토리 전개가 매끄럽지 못합니다.
마다가스카를 예로 들어보자면,
마다가스카 1 : 뉴욕 동물원에서 밖으로 나오니까 좋다. 자연이 최고야!
마다가스카 2 : 아냐! 다시 생각해보니까 역시 뉴욕이 최고야! 아니야! 내가 틀렸어! 아빠랑 엄마가 있는 자연이 역시 좋은 것 같아!
마다가스카 3 : 아니!!! 다 틀렸어!!! 역시 문명이 최고고 우리는 뉴욕으로 돌아가야 해! 아니야!!!!!! 또 틀렸어!!! 우리는 서커스를 하자!!!
마다가스카의 펭귄 : (분명 1 2 3에서 이 생활 나쁘지 않다고 했음에도) 제기랄! 윗놈 자식들이랑 같이 있으면 고막이 터질 것 같아! 역시 우리는 첩보 요원이 맞아.
이런 식으로 계속 덮어 씌워 이전의 줄거리를 허무로 만드는 탈룰라가 계속 됩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절망은 이제 시작이다.'하고 1편 상영 시작하면 바로 2편 제작 들어갈 수 있는 마블같은 형편이 못 되니까요... 슬프다... 애니메이션 영화 살려 그리고 마다가스카 4 살려내
씽과 씽2게더는 어떤 느낌이었냐,

이미 버스터 문이 살고 있던 도시는 상당히 좋은 번화가에, 사람들이 쉴 세없이 나다니는 상류 도시이고 그래서 버스터 문이 극장을 재건하는 데에 돈이 엄청나게 필요했으며 나나 누들먼이라는 슈퍼스타가 발을 들일 만한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씽2게더로 오더니 갑자기
버스터 문은 사실 거어어어업나 시골에 살아서 시골 촌뜨기 극장이나 다름없었고 사실 진짜 상류 도시는 레드 쇼어 시티라는 곳임ㅋ 거기 아니면 아무도 성공했다고 취급 안하고 니는 루저에 쓰레기 극장이나 운영함ㅋ 나나 누들먼? 그게 누구임? 클레이 켈로웨이라면 알아줄 법 하지.
이런 뉘앙스로 변질된 느낌이었어요;
1편에서의 고생과 그 성과가 모조리 헛수고 취급 당하는 건 정말 팬으로서도 허무한 일입니다.
등장인물의 편향 문제와 신인물로 인한 어지러운 러브라인은 의외로 없었는데, 후에 어떻게 될 지도 모르지만 이성이 자신과 단독적인 인간동물관계를 맺는다고 해서 엮이는 것과, 클레이 켈로웨이라는 초장부터 겁나게 핵심 인물로 나오는 캐릭터 때문에 다른 등장인물들의 서사와 비중이 묵살된다던가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나 있긴 했습니다.

다리우스라는 캐릭터가 있는데요, 이 캐릭터... 중반까지는 거어어업나게 열심히 나오더니 끝물 가서는 언급조차 없습니다ㅋ 나름 괜찮은 캐릭터였는데 1편의 생쥐 마이클처럼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성 문제아 캐릭터인가봐요...
이외에도 하고 싶은 말은 많습니다! 무작정 무책임하게 벌려놓은 일이 너무 순탄하게 흘러가는 건 정말 끝도 없었어요. 선을 지키다가 그에 대한 책임감도 설명해줘야 하는데, 씽에서는 그나마 계획이 도중에 들켜도 꿈을 향해 달려간다!! 이런 느낌이었으면 씽2게더에서는 계획이 도중에 들켜도 용기라는 이름의 무모함으로 뛰어내리는 게 강했습니다.
그로 인해 버스터 문은 트라우마가 생길 급의 협박과 기타 등등 험한 꼴을 당하게 되지만, 우리 시선에서는 버스터 문이 얼마나 무모함에 대한 책임을 몸으로 갚았는지 강조되지 않았고, 그냥 적절한 책임도 없이 손도 못 쓴 크리스탈 회장이 호구가 될 뿐이죠.
이제 분위기를 전환해서, 더빙판과 원판의 목소리 차이를 실감해보겠습니다.
저는 성우도 조금 덕질해서 전문 성우들에 대한 걸 먼저 말하고 싶지만, 그래도 많이들 궁금해하실 연예인 더빙부터 말씀드릴게요!
클레이 켈로웨이가 가장 차이가 많이 났는데, 공식 유튜브에서 두드러지게 공개해주지 않았기에 그나마 비교해 볼 만한 조니로 해보겠습니다.
이게 더빙판 조니입니다! 사근사근한 목소리, 비음 섞인 따뜻한 느낌과 감미로움이 조니 캐릭터 자체와는 아주 잘 맞았어요!
반면, 이게 원판 조니입니다. 사근사근하고 소극적인 대사와 달리, 노래 할 때엔 박력이 있고 억눌린듯한 목소리가 특징입니다. 본격적으로 노래할 때엔 바이브레이션이 두드러져요!
각각 본업이 가수 / 배우라는 점에서 연기의 차이가 있는데, 원판이 노래도 씹어먹어서, 아쉬움이 없어서 그런가 상대적으로 노래는 둘 다 다른 매력으로 재미있게 들었는데 더빙판 조니의 연기에서 아쉬움이 느껴졌어요!
특히 아파하거나 감정이 고양되어서 분노할 때, 그리고 서글퍼할 때 두드러졌는데,
원판 : 윽! 아! 하아... 으으으..!!! 으아..! 하...
이런 느낌이라면
더빙판 : 으~ 아... 하~... 으! 흐아~ 흐...
이런 느낌? 힘이 빠지고 어색함이 증가됩니다. 그래도 연예인 더빙이라 우려되었던 것 치고는 정말 괜찮았어요! 다시 노래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영화에서 진영씨가 배역을 맡는다고 해도 전 보러 갈 겁니다.

가장 아쉬웠던 클레이 켈로웨이는 엄청나게 유명한 윤도현씨가 더빙을 맡았는데요, 인터뷰 영상을 보니 더빙이 처음이라고 하더라구요. 처음이라고는 해도 정말 괜찮게 잘 했어요!! 근데 이제, 클레이 켈로웨이라는 역할과 괴리가 느껴졌습니다.
원판의 클레이 켈로웨이는 굉장히 허스키하면서 목을 긁는데, 노래할 때엔 부드러우면서 조금 느끼한(다르게 표현하고 싶은데 뭐라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목소리로 부릅니다. 더빙 톤이 굉장히 낮고, 노래를 부를 때엔 락커라는 설정답지 않게 굉장히 부드럽게 목소리가 올라갑니다.
더빙판은 이걸 따라가려 한 건지, 윤도현씨의 한껏 힘내어 깔아뭉갠 목소리가 나왔어요! 처음 들었을 때 듣자마자 '헐... 이거 목소리를 이렇게 깔아서 연기하기 겁나 힘들었겠다' 그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원판에서 낮게 그르렁대고 크게 호통치는 연기에서 목소리를 유지할 수 없어서
원판 : 아니야... 아니라고... 하아... 아니, 난 못해!!!!!!
이런 대사를
더빙판 : 아니야, 아니라고... 후... 아니, 난 못해.
이렇게 연기합니다.
개인적으로 더빙과 원판의 괴리도 정말 좋아해서, '클레이 켈로웨이 = 원판에서 낮은 목소리였으니 낮게 가자' 이게 아니라 윤도현씨의 톤을 찾아서 편안하게 목소리를 냈어도 중년 캐릭터와 충분히 매치되었을 것 같았어요. 워낙 목소리 자체가 노련함이 묻어나는 목소리라서 잘 맞을 것 같거든요.
전 정말로, 윤도현씨의 목소리를 더빙으로 들은 순간 '진짜 캐릭터에 잘 맞는 가성이다' 하고 감탄했습니다. 원판은 갑작스레 목소리가 높아지는데, 더빙판에서는 목소리의 두드러진 바이브레이션과 여유롭고 시원시원한 창법이 정말... 정말 캐릭터와 잘 맞았어요! 와 이건 정말 노래를 위해 캐스팅했다 싶을 정도로...
그 외에도, 정말 의외였던 건 1편에서 더빙해주지 않은 노래에 뭍혔던 전문 성우들의 노래 실력이었습니다.
사심을 뽐내고 싶어서... 이 때가 아니면 뽐내지 못할 것 같아서... 사심은 이렇게 표시해놓았으니 적당히 걸러 읽어주세요.
로지타 역의 한경화 성우는 경악스러웠고... 정말 어째서... 어째서 노래를 더 하지 않는 거죠? 깔끔하면서 적당히 감질나는 그 노래... 오프닝 곡에서 처음 듣자마자 극장을 무릎으로 기어다닐 뻔 했어요. 노래 유튜브라도 개설하셔야 함
미나 역의 채민지 성우는 정말 원판과 비교해도, 오히려 원판이 밀릴 것 같다고 생각될 정도로 너무... 가슴을 벅차오르게 했습니다. 씽 전작에서 미나가 노래 넘사벽으로 묘사된 바 있어서 미나의 노래 자체가 우려스러웠는데, 듣자마자 눈 앞이 뿌예져서 눈만 겁나 비볐어요. 눈물샘에서 동공에 연막탄을 뿌렸거든요.
알고보니 다이노포스 라큐로 성우였음... 소년 연기도 정말 찰떡이세요
에쉬 역의 김도영 성우도 정말 처음 목소리를 들었을 때 생경한 목소리라 어어..? 했는데 노래를 시작하니 들썩들썩하는 관객석을 볼 수 있었습니다. 1편을... 노래까지 더빙해서 에쉬의 락을 더 많이 들었어야 했어요... 제발 더 들려주세요...
알고보니 다이노포스 캔드릴라 성우였음... 사근사근한 목소리도 어쩜 천사세요,
미나와 에쉬 조합으로 다시 보게 됐는데, 정말 못 알아볼 정도로 둔갑하심...
군터 역의 남도형 성우는 말할 것도 없이 유명한 성우인데, 와... 어떻게 그 군터 목소리로 마지막에 그렇게 노래를 하지? 그 생각이 들었어요. 성대에 몇 명이 사는 거야? 남도형 성우의 군터는 처음 들었을 때 원판이랑 똑같네! 생각하다가 점점 원판마저 잊게 만드는 매력을 지녔습니다... 진짜에요; 이제 전 원판의 군터 목소리가 생각나지 않고 오로지 남도형의 삐삐뿌삐로 가득찼습니다.
포르샤 역의 이새벽 성우!!!! 부디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의 새로운 팬이 되었거든요; 번역된 감미로운 가사와 시원한 목소리가 합쳐져 말로는 못 할 전율을 선사합니다. 들으면서 정말... 몸이 찌르르했어요.
어디에선가 들어봤다 했더니 전마쿠 리메이크의 니케 성우였어요!!! 메2의 버서커나 샤벳상어맛 쿠키까지 진짜 제 인생을 바친 제 최애들만 하셨네요... 남아부터 하이틴 여캐까지 커버한다니 당신은 대체?
그 외에도 미스 크롤리 역의 정재헌 성우... 너무나도 유명하죠, 카제하야나 (내 영원한) 제논처럼 미소년 연기로 유명하지만 진짜 이런 코믹한 연기도 너무 잘 들었고, 주토피아 때에 이어 영화관에서 동물 역으로 2번 들었는데 너무 달라서 재미있었습니다. 간단한 역할처럼 들리지만, 이게 정재헌 성우가 아니면 이 정도까지 살릴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버스터 문 윤용식 성우도... 하... 목소리가 너무 제 취향이세요. 원판의 버스터 문이 조금 능글맞은 아재개그 치는 청년 목소리라면, 윤용식 성우의 버스터 문은 청명하면서 맑고 쾌활했습니다. 마음같아서는 노래하는 목소리도 정말 듣고싶어요...
이외에도 다들 정말 좋았어요... 너무 좋아서 모니터 너머로 겁나게 달려가 당장에라도 싸인해달라 간청드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갑자기 성우 나오니까 또 급발진했네요...
아무튼, 원판 못지 않게, 어쩌면 원판보다 더 듣기 좋은 목소리들이었습니다.
가수와 배우가 더빙을 맡은 원판보다야 목을 긁는다던가는 하지 않지만, 노래는 원작을 충분히 재현했고 영판의 더러운 자막... 3줄이나 되는 자막
-(A의 대사)
-(B의 대사)
-(노래 가사)
이 아니라 순수한 화면으로, 오감으로 들으니 너무 좋았어요. 원판은 자막이 늘 한 줄은 나와있고, 보통 2줄 나와있어서 노래의 가사까지 영화의 컨텐츠로 즐길 수 있었지만 확실히 몰입이 깨지는 면이 있었습니다.
더빙판은 그게 확실하게 줄어듭니다. 모든 노래를 더빙하진 않고, 성우가 붙어있는 등장인물의 노래만 더빙해주기에 가사가 포인트 되는 장면도 생략해야 했지만 직접 귀로 듣고 의미를 동시에 해석하는 그 짜릿함은 오직 자국어 더빙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미죠.
자막에서는 거의 정말 소설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왜요? 뭐가 문제죠?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정말 솔직하게 말해도 되는 거에요? 장담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제 말을 듣고 진절머리 나거든요. 그래도 듣고 싶으세요? 당신 연극... 솔직히 좀 유치해요."
이게 원판이라면, 더빙판의 대사는 이 긴 원판의 대사를 짧게, 캐릭터의 입모양 타이밍에 맞추어 바꾸기에 더 직설적입니다.
"뭐가 문제인가요? 말해줘요!"
"어, 들으면 화내실텐데. 이런 시골에서 하긴 좋은데, 큰 물에서 놀기엔 좀 구려요."
이런 식으로 바뀝니다.
이게 좋게 생각하면 더 잘 알아들을 수 있고, 나쁘게 생각하면 대사가 왜곡되는 겁니다.
원판에서
"네 배역을 좀 바꿔야겠어. OOO랑 역할 교환을 하는 거야."
"네? 절 자르겠다구요? 너무해!"
이 대사는 자르겠다는 게 아니라, 배역을 바꾼다는 의도가 두드러지지만 더빙판의 대사는 이게 너무 길어서
"네 배역을 OOO에게 줘야겠어."
"네? 절 자른다구요?!"
이렇게 바뀝니다. 그렇게 말하면 당연히 오해하지...
저마다의 장단점이 있는데, 느낀 바로는 한국어 더빙의 줄인 대사조차 상당히 많은 양이라서 등장인물들의 말이 살짝 빠른 편이고, 그래도 입모양에 맞춰서 더빙이 딱딱 끝나니 몰입도는 더더욱 높아졌습니다.
근데... 더빙 대사에 '이거 실화야?'를 진짜 3번은 들은 것 같아요. 어쭙잖게 유행어 섞지 마세요........... 진짜 확 깹니다. 그거 외에, 에쉬가 노래를 부르는 데에서 가사의 oh, love.를 그대로 부르게 한 건 정말 좋았어요. 어색함이 몇 배 덜어진 기분!
전체적인 영상미가 정말 훌륭했습니다! 씽 때가 나빴다는 게 아니라, 군무하는 관객석을 무대 위주로 비추던 전작과는 다르게 이제 예산이 생겼는지 관객석에서 제각기 다르게 움직이는 관객들은 밝은 조명 아래 종이오라기까지 뿌리며 환호하게 되었습니다. 관중이 아니라 살아있게 된 거죠!
연출도 상당히 깊었는데, 이번 영화에서 악역으로 나오는 크리스탈 회장과 버스터 문의 키차이를 활용한 심리적 압박을 나타내는 요소가 좋았어요. 늑대라는 맹수의 특성을 나타내어 식탁 시트가 발톱에 깎이거나, 송곳니를 드러내며 으르렁대고, 귀가 뒤로 접히는 등, 정말 1편에서는 에쉬의 가시밖에 두드러지게 표현하지 못했던 동물의 특성이 제대로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크리스탈 회장 뿐 아니라, 귀가 원래 접혀있는 로지타도 행복한 걸 들으면 귀가 확 펴지는 게 보였고, 풍성한 털을 지닌 늑대 포르샤는 위에서 아래로 뛰어내릴 때 털이 부드럽게 살랑이며 원래 길게 나 있는 입도 발음을 표현하기 위해 면적이 작아지는 등 새로운 종족이 추가됨에 따라 신경 많이 쓴 모습이었습니다.
주토피아만큼 모든 장면에서 귀부터 꼬리까지 동물 특성을 신경 쓴 건 아니었지만, 이 정도면 정말 보기에 좋았고 행복했어요.
다만 이제 씽에서는 동물의 특성, 에쉬의 종족인 갈기호저(고슴도치와 달리 가시를 우다다 뿜는 특성이 있음)가 가시를 뿜는 헤프닝이 귀여우면서 특색을 살린 포인트 장면으로 남았다면, 씽2게더에서는 동물 간 크기 차이 뿐 딱히 그 어떤 특색도 살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버스터 문이 털을 말려서 완전 뽀송해지는 씬은 있었으나 그게 코알라 특성은 아니잖아요?
주토피아에서는 동물이라는 그 자체를 컨텐츠로(강자-약자의 관계성) 삼았다면, 씽2게더에서는 구체적인 인물의 표상을 나타내지 않는, 사람이라는 굴레에 캐릭터를 가두지 않는 정도에 그쳤다고 봅니다.
결말부에서 여전히 어마무시한 곳으로 이전되는데, 만약 후속작이 나온다면 그것대로 큰일입니다ㅋㅋ 정말 마다가스카 꼴 나겠음...
초심을 잃었군! 버스터 문!
예?? (... 내가 초심을 잃었다고? 아버지...)
사장님 괜찮아요?
... 여러분, 갑시다. 작은 소극장으로! 우리는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이렇게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가급적 연예인 더빙이 아니라, 노래는 전문 가수에게 / 더빙은 전문 성우에게 분업화 시켜주었으면 좋겠지만 넷플릭스에 한국 성우 이름도 못 내미는 지금 상황에서는 안 될 소리죠. 여러분도 시간 나시면 성우들의 이름을 외워주시고, 성우 갑질 문제에도 한 번쯤 귀기울여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길게 가야죠! 서로서로 도우면서 이 멋있는 문화컨텐츠가 계속되길 바랄 뿐입니다.
오늘의 요약
씽2게더! 이런 애니메이션입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연극으로 매진 행렬을 이어가던 '버스터 문'. 더욱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상류 도시인 '레드 쇼어 시티'의 대형 소속사, '크리스탈 엔터테인먼트'로의 진출을 꿈꾸고 있던 터였습니다.
크리스탈 엔터테인먼트에서 파견 나온 직원은 버스터 문의 연극이 시시하다며 도중에 그냥 나가버리고, 여기에서 포기할 수 없던 버스터 문은 이윽고 직접 레드 쇼어 시티로 가, 크리스탈 엔터테인먼트 본사에서 이루어지는 치열한 오디션에 직접 참가하기로 결심합니다.
치열한 경쟁 속, 엔터테인먼트 사장인 '크리스탈 회장'이 버스터 문의 연극을 보지도 않고 내쫓으려 했던 그 때, 엉뚱한 성격의 극장 소속 가수 '군터'가 한 마디를 던집니다. '나한테 좋은 아이디어 하나 있는데! 클레이 켈로웨이가 있는 SF 뮤지컬!'
전설적인 가수, '클레이 켈로웨이'의 팬이었던 크리스탈 회장은 정말 그 계획을 실현시킬 수 있느냐 물었고, 버스터 문은 다시 한 번 무모하고 대책없이 꿈을 이루기 위한, 거짓 가득한 말을 내뱉습니다.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씽2게더는 동물(수인) 판타지 사회 풍자 코미디 가족 로맨스 어드벤처 뮤지컬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씽2게더! 이런 장점이 있습니다!
스토리의 기승전결이 뚜렷한 편입니다!(제 개인적인 기준입니다)
입체적인 캐릭터들이 많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시너지를 받으며 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회 풍자가 있어 재미있으면서도 묵직한 스토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캐릭터 별 분량 편파가 없는 편입니다! 계속 장면을 나누어 주기 때문에 재미있게 즐길 수 있어요!
친숙하면서 명곡으로 꼽히는 팝송이 거의 끊김 없이 계속 나옵니다!
전작보다 한 층 깊어진 연출과 묘사로 더욱 몰입할 수 있습니다!
(한국어 더빙의 경우) 가사의 개사가 매끄럽습니다! 개인적으로 영어 가사를 번역한 뒤 나오는 한 편의 시 같은 결과물을 좋아해서 그럴 지도 모르겠습니다...
(원판의 경우) 영화에 나오는 노래 가사를 거의 다 번역해주기에 노래 가사와 장면의 매치를 보고 몰입할 수 있습니다!
씽2게더! 이런 단점이 있습니다!
스토리 전개 자체가 주인공이 무모하게 일을 저지르고 책임을 지는 장면이 몇 없어 벌인 일이나 거짓말에 대한 책임이 분산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스토리 자체가 등장인물 별로 개별 편집되기 때문에 기존에 있던 등장인물과의 상호작용보다 새로이 들어온 인물과의 상호작용이 두드러지고, 뚝뚝 끊기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전작(씽)을 보고 가지 않으신다면 등장인물의 서사가 거의 없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신인물의 서사는 당연히 모르는 체이지만, 전작에서 표현된 구인물들의 서사는 충분히 훌륭하니 꼭 보고 가시길 바라요!
전작에서의 업적을 뭉개는 경향이 있습니다! 시리즈 영화의 문제죠, 전작과의 연결고리가 얕아집니다. 분명 여기에서 행복하다고 한 버스터 문인데 정신차리니 세상 불행해져 있습니다.
줄거리에서 비중을 차지하진 않으나 후반까지 의미없이 나오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안 쓰진 않는데 신세가 찬밥인 잉여 캐릭터가 존재한다는 뜻.
(한국어 더빙의 경우) 연예인이 더빙을 맡았고, 그로 인한 어색함이 있습니다!
(원판의 경우) 가사+대사 번역으로 인해 자막이 쉴 세 없이 나오고, 그로 인해 집중력이 분산됩니다!
(한국어 더빙의 경우) 대사 번역은 전반적으로 좋으나, 중간중간 애매모호한 유행어가 불쑥 나옵니다.
총평
정말 끝내주는 시리즈에요! 오리지널 뮤지컬 애니메이션 영화라는 조합도 굉장히 좋아하지만, 거기에 동물까지 얹어 더욱 요소를 만들었습니다. 위 리뷰 본문에서는 상당히... 까는 걸 많이 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와 희망을 주는 이야기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같은 오리지널 동물 애니메이션 계열인 마다가스카 시리즈가 3~4년 간격으로 후속이 나왔었는데, 씽도 5년 만에 나온 작품이니 만큼 흥해서 씽 3도 나오고 파생 TVA 애니메이션도 나오고 그런 식으로 장수하기를 바랍니다. 이번에 살짝 깨지긴 했지만, 오로지 서사로만 승부하는 애니메이션은 그리 많지 않으니까요.
0점은 진짜 할 것이 못 된다
1점은 하라고 해도 하고 싶지 않다
2점은 하라고 하면 할 것 같다
3점은 나름나름 할만하다
4점은 정말 재미있다
5점은 미친듯이 재미있다
라고 한다면, 제가 이 영화에 주는 점수는 ★★★★☆, 5점 만점에 4점입니다.
이 애니메이션 자체가 하이라이트는 쾌감이 강렬한데(특히 주인공 각성 씬은 대단합니다.), 26편이라는 것, 그리고 그 26편 내내 턴 제 전투가 너무너무 지루해서... 페르소나 5 애니 재밌니? 라고 물으면 응! 재밌어! 할 것 같은데 처음부터 정주행 할 수 있니? 하면 아니... 싫어... 하고 말할 것 같습니다. 게임은 참 재미있다고 호평을 받은 걸 봐선 애니화를 잘못한 것 같은데, 참 아쉽네요...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모든 크고 작은 생물 여러분. 씽2게더와 함께 즐거운 날 보내시길 바라고 있겠습니다.

해당 작품은 현재 극장 상영중이며, 유튜브에서 유료 결재 후 시청 가능합니다. 공식 배급사가 아닌 곳에서 시청하시는 것은 불법입니다. 부디 영화를 비롯한 여타 창작물을 불법으로 즐기지 말아주세요. 당신이 모르는 사이 문화가 쇠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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